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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포퍼

gaganation 2018. 11. 19. 20:43

나는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책을 좋아하고, 어쩌면 인생의 지침서로 삼는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건, 세상에 무조건 옳은 것은 없고, 틀린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토론을 통해 점진적이고 합리적으로 세상을 발전키시는 것이 답이다라는 어쩌면 누구나 수긍할만한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주장을 하는 책인데,

왜 지켜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냐면, 지금 세상에도 늘 신격화 되는 사상이 있고, 히어로가 있고, 신성불가침 영역이 있기 때문이고, 이 것이 합리적인 판단을 가로막고, 자유로운 생각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신격화된 영역에는 단지 의문을 표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경악하며, 그 사람에게 모멸과 조롱을 표한다.

그리고 그렇게 신격화된 사상과 사람은 결점이 없는 완벽한 무엇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결점이 존재하더라도 주변에서 그 것을 합리화해줌으로서 생명력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만약 도저히 방어가 안되는 결점이 발견되었다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만약 아인슈타인이 인종차별주의자에 범죄자였다면 아인슈타인의 업적이 틀린게 되는가? 그의 기여를 부정해야 하는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아직 인간은 완벽한 사상, 생각, 이론, 사람을 발견한 적이 없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인간은 완벽하다는게 뭔지도 모르며, 그래서 완벽한 무엇인가가 나타나도 그 걸 알아챌 능력이 없다.

그러므로 인간이 발견한 가장 믿을만한 생각은, 우리는 완벽하지 않으며,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으며, 모든 것은 열어둔 상황에서 합리적 토론을 통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 뿐이다.

그리고 절대적인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절대적인 사상을 신봉하거나, 누군가를 신격화 하는 사람들은 열린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적"이다.

 

이 것이 칼포퍼의 생각이고, 물리학으로 보면 하이젠베르크의 생각(불확정성 원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생각에 동의하고, 내 일생의 생각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딜레마는, "세상에 완벽하고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생각은 절대적으로 옳은 생각인가 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세상에 완벽하고 절대적인게 있다는 것에 동의해야 하는 것인가?

그건 아직 알 수 없다고 해야 하는가? 그럼 그건 아직 알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한가? 

알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세상에 확실한게 있다는 건가? 이 것만은 예외로 둬야 하는가?

다들 이런식으로 예외를 두고 무엇인가를 신격화 하는게 아닐까? 

결국 자기 마음에 드는 것만 예외로 하는건 아닐까? 이게 흔히 말하는 내로남불이고...

예외를 두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열린 사회를 이야기하던 칼 포퍼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집이 엄청 셌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것이겠지, 

"아, 그러니까 이 세상에 확실한건 아무것도 없어, 이 건 확실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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